숨 건강정보

• 목록

우리나라의 여름철은 기본적으로 덥고 습하다. 이런 날씨 때문에 피부에 습진이 잘 발생하고 알러지 경향을 가진 분들의 경우 단순 습진이 낫지 않고 반복되면서 아토피 피부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습진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피부의 겉을 감싸고 있는 표피는 각질층에서부터 몇 가지 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부의 물리적 화학적 충격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있다.

이것을 피부장벽이라고 하는데 여름에 뜨거운 햇빛의 열 자극, 자외선 자극, 손으로 긁는 행위 등에 의해 피부장벽이 파괴되면 외부의 세균, 바이러스, 이물질이 쉽게 피부로 침투하고 염증이 발생한다.

염증이 생기면 피부가 발갛게 되고, 가렵게 되는데 이 가려움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피부를 손으로 긁게 되고 그러면 회복되던 피부장벽이 다시 파괴되면서 피부염이 오래 지속되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세균이 피부 깊숙히 침투하여 증식하면서 주변 세포를 파괴하게 되면 진물이 나고 상처가 커져 오랜 기간 낫지 않게 된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습진 연고를 바르게 되는데 병원 약국에서 처방받는 습진 연고는 대부분이 스테로이드제이다. 스테로이드제는 항염증 작용이 매우 강하여 바르면 금방 가려움증이나 발간 염증이 가라앉고, 상처도 금방 회복되어 참 고마운 약이기도 하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연고의 문제점은 너무 강하게 염증을 억제한다는데 있다. 피부의 면역작용을 강하게 차단시키기 때문에 피부 안에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대항할 백혈구 등 면역세포의 활동을 중단시켜 겉으로 보기엔 나았지만 피부 속 문제는 그대로 방치되도록 한다.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을 중지하면 피부염이 재발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는 와중에 다행히 피부 속의 문제들이 해결되어 한두번 연고 사용 후 피부염이 낫고 재발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반복된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이 오히려 피부염을 만성화시킬수 있다. 또한 스테로이드도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연고를 구입할 때는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거나 반드시 스테로이드 등급표를 확인하여 가급적 낮은 등급의 연고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럼 어떻게 하면 피부염과 가려움증을 쉽게 조절하고 여러움 없이 스테로이드 연고를 끊을 수 있을까? 바로 뜨거운 물을 이용한 가려움 관리이다. 보통은 가려울 때 차게 하여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이 상식인데 뜨거운 물을 이용하다니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 원리는 다음과 같다. 우리 몸(피부)에는 온각, 냉각, 통각, 기계적 자극 등을 인지하는 수용기들이 즐비하게 분포하고 있다. 그 중 통증과 관련된 것 중 대표적인 것이 Transient receptor potential channels. 즉 TRP 채널이다.

TRP 채널 중 TRPV1과 TRPV4 채널은 가려운 자극과 뜨거운 자극을 인지하는데 동시에 관여하므로 뜨거운 자극을 주어 이 채널을 일시적으로 과활성시키면 신경전달물질들이 다량 방출되고, 이후 해당 채널에 신경전달물질이 고갈되어 상대적으로 그보다 작은 자극인 가려움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 효과는 수 시간 정도 유지되기 때문에 몇 시간에 한번씩만 뜨거운 자극을 주게 되면 종일 가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방법을 사용할 때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화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금속이나 찜질팩 등 고체를 달구어 피부에 접촉시키면 열 전달이 빠르게 되므로 화상을 입을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반드시 물을 사용해야 하며, 피부에 가해지는 물의 온도 및 양이 제대로 조절될 수 있도록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의 온도는 45도 이하, 뜨거운 물로 해야 하며 시간은 2-3초 정도로 뜨거워 통증이 느껴질 정도면 바로 그쳐야 한다. 또 한가지는 피부염이 심해 이미 상처가 있는 곳에는 하면 안된다. 상처가 있는 곳에 뜨거운 물을 가하게 되면 상처 회복에 방해가 되며 감염 등이 발생하여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상처가 있는 곳에는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를 사용하여 일단 상처를 회복시킨 후 연고사용을 중지할 때 가려움이 재발하는 것을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의해야 할 것은 몸이 약해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가려움에 대한 관리 수단이지 치료법이 아니다.

결국 오래된 피부염은 몸이 건강해져 피부 안의 면역세포들이 정상작동 함으로써 치료된다. 몸이 약하거나 오랜 피부염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분들은 한약 치료를 통해 면역력 및 오장육부 상태를 바로잡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 숨쉬는한의원 천안점 한재환 원장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