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성 비염 어느 계절에 치료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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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느 계절에 치료해야 가장 잘 낫습니까?”
환자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물론 같은 의미에서 이 질문 대신 다음 두 가지 형태로 물어 보기도 한다. 첫째, 능동형으로 주로 환절기에 내원해 “치료하고 재발할 거 같은데, 여름에도 뭔가 치료해야하지 않을까요?”라고 묻는 경우다. 둘째, 신중형으로 주로 하절기 내원해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는데 여름철 치료효과가 있을까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다.
질문의 형태는 다르지만 필자가 할 수 있는 답은 사실 한 가지다. “일년중 어느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든지 최소 2개월의 집중적인 치료기간을 가져야 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단속적인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글 말미에 언급하기로 하고 우선 알레르기성 비염의 계절별 유병률에 대해 이야기할까 한다.
최근 5년간(2010~2014) ‘알레르기성 비염’에 대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분석자료(그림1)에 의하면, 9월 평균 진료인원이 114만 6천명으로 하절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가을철에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급증하고, 겨울철에 감소세를 보이다 봄철 다시 소폭 증가세를 보이는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봄.가을 환절기 유병률의 상대적 증가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알러젠’, 즉 대기중 각종 화분 농도의 급증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화분(꽃가루) 하면 봄철 들판에 만개하는 꽃들만 연상하기 쉬운데, 가을철 들판의 돼지풀, 쑥, 환삼덩굴, 잔디 등이 공기 중에 퍼뜨리는 꽃가루도 상당하다. 특히, 가을철 외래종 식물들의 꽃가루는 토종식물의 그것보다 ‘알러젠’으로서의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유병률도 상승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계절적 환경에 따른 유병률을 이해하기 위해 코의 생리적 기능과 외적 환경의 관계를 설명하겠다. 호흡작용은 공기의 입출구 통로 역할을 하는 것 이외에 온도조절 및 가습작용을 포함한다. 이 과정에서 비점막은 하루 약 1000cc정도의 삼출액을 흘려 흡기공기의 습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흡기되는 공기의 상대습도가 최소 60%이상이 되어야 가습작용과 더불어 점막 섬모 운동에 의한 알러젠 배출작용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나, 표1의 기상자료를 보면 대기중 알러젠 농도가 가장 높은 봄.가을철에 상대습도도 급격히 낮아져 코의 알레르기 면역반응이 격렬해질 환경이 조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적 차이에 의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발전하게 되면 단순히 코점막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적 문제까지 확대된 것이 틀림없으므로 하절기 증상이 일부 완화되더라도 환절기에 다시 악화되기 마련이다. 현재까지 일반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은 면역력저하보다도 면역불균형에 있으므로 감기나 식체처럼 일과성 치료에 그치지 않고 시간을 두고 꾸준히 해나가야 면역체계의 정상적인 재구성을 이루어 낼 수 있다.
한방적으로는 이런 현상을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코는 폐와 관계가 깊고 폐는 오행(목.화.토.금.수)적으로 금(金)에 해당된다. 일년 중 봄은 육기(六氣)중 화기(火氣) 즉, 에너지가 성해지고 가을은 조기(燥氣) 즉, 건조한 기운이 커지며 겨울에는 한기(寒氣) 즉, 차가운 기운이 심해진다. 따라서 3,4월 비염의 형태는 열이 뜨는 형태가 우세하여 열을 누그러뜨리는 한약을 쓰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가을,겨울에는 건조하고 찬 형태가 흔하여 보습하고 따뜻하게 하는 약을 많이 쓰게 된다.
한편, 여름은 화기(火氣)와 더불어 습기(濕氣) 즉, 덥고 습한 기운이 커져 소화기 계통 문제나 과도한 땀으로 인한 체력저하가 일어난다. 여름에는 코의 증상은 완화되는게 보통이지만 환절기 호흡기의 기운인 金氣를 키우기 위해 소화기계통의 특성인 토기(土氣)를 보하는 약을 쓰기도 한다.
모두에서 치료시기에 대한 질문에 대답으로 ‘치료기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유는 춘.하.추.동 4계절중 어느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든지, 증상완화와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면역불균형에 해당하는 병리적 상태(불안정 상태)를 한방적으로 조정하여 음평양비(陰平陽秘)에 이르게 함이 치료의 핵심이다.
< 숨쉬는한의원 평택점 박영준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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